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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호)포커스 - 성매매피해여성을 위한 상담/정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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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982회 작성일 200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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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 >


성매매피해여성을 위한 상담  - 정이경숙 / 성매매피해여성지원상담소 ‘살림’소장) -


1. 성매매에 대한 생각들


성매매, 무엇이 떠오르는가? 남성과 여성, 순결, 더러움, 주체할수 없는 성적인 욕구등 수많은 단어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어들에서 드러나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성매매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인 것은 여성(더러운, 순결을 버린, 도덕적이지 못한 여성), 긍정적인 것은 남성(어쩔수 없는, 본질적이 참을수 없는 성적인 욕구)일 것이다. 그리고 성매매여성들의 삶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우리들의 일반적인 생각은 돈도 많이 벌고, 사치성도 많고, 편안하게 살기 위해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녀들은 우리와는 다른, 이상하게 생긴 여성 등으로 무언가 다른 인간으로 결론지어 버린다.

과연 우리와는 다를까? 뭐가 다르다는 것인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그저 평범한 여성들이다. 오히려 그녀들의 순수함에 놀라때가 있다. 세상물정 모르고 포주, 소개업자, 기둥서방 등 자신에게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놀라울 정도다. 철저하게 이용당하면서도 자신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2. 상담사례를 통해 본 성매매여성들의 현실


① 가출과 티켓다방 : 숙식이 해결되는 곳
10대 청소녀들은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는 한 방식으로 가출을 선택한다. 그들은 주로 가족내적인 문제로 가출을 하는데, 가출이 장기화되면서 청소녀들은 스스로 숙식을 해결할 벌이를 찾게 되며 티켓다방은 숙식이 제공된다는 유혹과 단지 ‘차를 나른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취업한다.

② 단란주점과 룸싸롱 : 쉽게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는 곳
20대 여성은 현재보다 더 쉽게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유흥업소에 취업함으로써 성매매 시장에 유입된다. 그녀들은 카드빚, 풍족한 소비에 대한 욕망 등 다소 차이가 있지만 ‘2차는 하지 않고 술시중만 한다’는 생각으로 유흥업소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③ 유흥주점 : 주로 성매매를 통해 돈을 벌수 있는 곳
여성이 술접대를 하지만 성매매를 통해서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업소를 유흥주점이라고 부른다.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여성은 술시중을 하지만 테이블비를 받지 않고 2차비용을 통해서만 수입을 올릴수 있다.

④ 방석집 : 음주와 성매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곳
방석집은 술마시는 장소와 성매매를 하는 장소가 동일한 공간내에 있다. 성매매 여성들은 방석집을 3종(전통형 집결지)에 가깝다고 분류한다. 인신의 구속정도와 수입 등 여러 가지 점에서 방석집은 유흥주점에 비하여 조건이 열악하다.

⑤ 떡집 : 성매매의 종착역
성매매하는 여성에게 떡집은 성매매의 마지막 종착역이다. 떡집은 성매매 여성들이 아주 싼값에 하루 종일 성관계만을 해야하는 곳이다. 떡집은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이 어떠한 다른 선택도 할수 없을 때, 빚 때문에 강요에 의해서 자신의 모든 자유를 담보로 하루종일 감시속에서 오직 성매매만을 해야 하는 곳이다.

⑥ 업주 편의의 변칙적 벌금들
티켓다방에 취업한 여성은 업소에 취업한지 며칠 안되서 차를 배달하는 이외에 성매매를 강요하는 분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한 요구에 직면한 10대 청소녀들은 이를 거부하지만 업주의 협박과 폭언이 가해지고, 티켓비를 받아오지 못한 책임을 물어 그 비용이 모두 여성에게 빚으로 쌓이게 된다. 출근시간 5분만 늦어도 벌금을 내야하고, 몸이 아파 하루를 결근하게 되면 업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5만원에서 30만원까지 벌금을 내야하며, 손님에게 티켓비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그 비용을 대신 지불해야 한다. 이러다 보면 몇 개월 일을 했지만 업주의 계산에 의하며 자신이 그동안 일을 해서 벌어들인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오히려 빚만 안게 된다.

⑦ 동종업종내 이동과 소개비
업주들은 물갈이를 위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른 업소로 여성들을 옮기는데, 주로 직업소개소를 이용한다. 직업소개소는 소개비를 받고 여성을 옮기는데, 소개소의 소개비 부담은 여성의 몫이고, 소개비는 여성의 빚을 늘리는 하나의 요인이 된다.


3. 성매매 퇴치를 가로막는 장애들


·남성의 성욕은 절제할 수 없으므로 한번쯤 할 수 있다는 생각.
·남성의 음주 후 행위에 대해 관대한 풍토.
·술을 파는 것으로 위장하여 여성을 성적 서비스 도구로 활용하는 비인간성.
·성상납을 최상의 접대로 생각하는 접대문화.
·성을 사는 남성에 대한 지나친 사회적 관용.
·여성에 대한 폭력의 일상화.
·여성순결에 대한 가부장적 이중성과 성매매여성에 대한 영원한 낙인.
·성매매 집결지역의 성매매 묵인 및 허가.
·탈출을 가로막는 성매매조직의 협박과 탈출 이후의 물질적·정신적 고통.


4. 성매매 여성들에게 강제되는 강제노동


① 낮과 밤이 뒤바뀐 12시간 이상의 노동
휴가를 얻어려면 결근비용을 내야하므로 강요를 하지 않아도 빚을 줄이기 위해서 생리기간 중에도 쉴수 없다. 성매매 전문업소가 아니더라도 2차를 나가지 않으면 늘어나는 빚을 갚을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2차를 강요한다.

② 감금, 감시, 위협 속에서 빚으로 팔려온 물건 취급
밖에서 문을 잠그거나 출입하지 못하게 지킨다. 목욕탕이나 미용실에 갈때도 감시원이 따라 다닌다. 동료와 빚을 맞보증서게 한다. 도망가면 가족이나 친지에게 알려서 낙인을 찍겠다고 위협받는다.


5. 성매매의 피해자는 우리 모두이다.


우리사회의 성문화는 남성의 방종과 자유를 허용하였으며, 여성에게는 순결과 순종을 강요하면서 남성에 의한 여성의 성적통제를 당연시 해왔다. 그러나 이런 이중적인 성문화는 여성을 어머니와 창녀로 이분화시켰고, 어머니는 순결의 이미지로 지켜야 할존재로 인식한 반면에 창녀는 도덕적인 윤리에서 벗어난, 그래서 남성이 마음대로 건드릴수 있는 존재로 인식했다. 이러한 남성의 성적욕구의 대상으로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졌으며, 음성적으로 여성의 성적서비스는 제공됨으로써 성산업이 번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성의 성에 대한 허용적인 분위기는 그들의 놀이문화에 까지 영향을 미쳐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자아실현의 한계, 업무상의 스트레스, 가족관계에서의 소외들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 방법으로 술자리에서의 성적놀이를 통해 그들의 욕구 불만을 해소하였다.

이러한 문화는 여성의 성의 상품화를 낳았고, 성의 상품화는 여성에게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돈을 벌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여성을 성산업에 종사하도록 유인하였다. 그녀들은 업소안에서는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한다. 업주에 의한 폭력 뿐만아니라 손님에 의해서 행사되는 폭력에도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곳이 없는 그녀들.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을수 없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서 성적인 착취를 당하고 있다. 성매매는 자기 결정권에 대한 침해이자, 한 인간의 인권에 대한 유린이다. 어떻게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성을 살수 있는가? 성매매로 인해서 피해를 입는자는 진정누구인가? 그것은 우리 모두 일것이다.


[ 성매매에 대한 다양한 용어와 규정들 ]


① 성매매 : 성매매란 성이 ‘매매’ 또는 ‘거래’되고 있다는 측면을 강조한다. 성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중간매개자, 성산업 등 성의 거래를 이루게 하는 총괄적인 맥락을 담을 수 있는 용어이다.
② 윤락(淪落) : 스스로 타락하여 몸을 버린다는 의미로 결국 여성에게만 그 책임을 부과하는 용어라고 할수 있다.
③ 매춘 : 매춘(賣春)이란 용어에서 春을 쓰는 이유는 성욕이란 봄에 새생명이 돋아나듯이 지극히 순환적이고도 자연적인 현상임을 내포하는 것으로 결국 성욕을 필연적인 것, 고정적인 것으로 포장하는 용어라고 할수 있다.


이 글은 ‘2003년 제1차 재교육집담회’ 강의자료 중 일부를 발췌·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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