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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랑회지

2022년 3월 '생명사랑' 상담원 소식지(표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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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90회 작성일 20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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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만든 길


송혜선(38기)


나에게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많은 수식어가 붙어 있었다. 어릴 땐 동생들의 바람막이 언니로, 부모님에겐 기대되는 맏딸로. 남들이 불러주는 이름으로 살아가다 보니 어느덧 결혼과 함께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엄마가 되었다.

결혼 후 두 아이의 육아로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어느덧 다가온 나이 40이란 숫자는 두려움이었다. 첫째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청소년이 된 아들과 함께 나의 정체감의 혼란 시기가 왔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날이 많아졌다. 반복되는 육아 속에서 나는 점차 살아가는 의미를 잃어가고 있던 것이다. 그 당시 이런 고민을 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아이를 잘 키우는 것? 쉽사리 답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태 뭐든 내가 주인이 되어서 선택을 했던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물론 결혼 전 내가 선택한 직장에서 열심히 사회생활도 해왔지만 내가 진정 원하던 일이었는지 확실치 않다. 아마 남들이 가는 길이니 나도 따라 갔을 것이다. 이런 고민들을 하면 할수록 내가 진정 원하는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은 깊어만 갔다.

그때부터 상담 공부를 하게 되었고 생명의전화를 알게 되었다. 처음엔 늦은 나이에 공부하던 상담이론을 실제 사례로 접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더욱 흥미롭고 대단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작은 시간들이 모여 오로지 봉사로만 돌아가는 시스템이었다. 그 시간 속에 나의 시간이 보태진다는 생각만으로 너무 뿌듯했고 참여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하지만 봉사라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5교대 야간상담, 혼자서 화장실에 가는 것이 무서워 차도 마시지 않을 때도, 참다가 뛰어서 갔다 올 때도 있었다.^^ 졸음이 와서 하품과 싸움을 하며 혼자만의 작은 소동을 치루기도 했었다. 어떤 날엔 전화자의 욕설로 아무 말 못하고 멍하니 수화기만 꽉 움켜쥔 채 통화종료음을 기다리기도 했다. 또 야간이라 그런지 성전화는 왜 그리도 많이 걸려오는지ㅠㅠ 이제는 곤란한 상황도 제법 능숙하게 대처한다. 또한 사무실 환경이 개선되어 화장실도 밝고 깨끗해졌다. 예전처럼 무섭지도 않고 좋아하는 커피도 마음껏 마신다. 이렇게 두렵기만 했던 나의 40대를 생명의 전화와 함께 하였고 지금은 초,,고에 생명존중 강사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참 감사한 일이다.

2022, 햇수로 7년째 5교대 (야간)봉사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봉사는 절대 빠지지 않는다. 힘들긴 하지만 내가 선택해서, 내가 원해서 스스로 시작한 봉사이다. 언니, 맏딸, 엄마 등으로 살았던 내가 드디어 나로 살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내가 진정 원해서 걸어가는 이 길에는 함께 하는 좋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렇기에 지치지 않고 걸어 나갈 수 있다. 주변에선 밤에만 하는 봉사를 걱정하시는 분도 있지만 만들어진 길이 아닌 내가 만들어 나가는 길이기에, 최소한 10년은 5교대를 하겠다고 나에게 약속을 한다. 이것만은 꼭 지키고 싶다.

오늘도 상담부스에 시간을 내어 자리를 지키시는 분들이 계신다. 힘든 누군가에게 그들의 시간과 마음을 나누며 등대가 되어주는 봉사원들. 그리고 봉사원들의 역량과 환경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직원분들, 모든 생명의전화 식구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특별히 나에게도!!



금손을 가진 송혜선 선생님은 음식을 뚝딱뚝딱 장금이 보다 더 맛있게 만듭니다. 정성과

사랑이 들어 있기에 그럴 것입니다. 그는 음식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생명의 전화에서 상담전화를 받고 있고,

학교에서는 생명존중 강사로 생명의 소중함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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