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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사랑회지

2021년 12월 '생명사랑' 상담원 소식지(표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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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55회 작성일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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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마음으로 첫 번째 상담을 마치다!


                                                                                                                                                                                                                      박향란(44기)


점점 앙칼스러워지는 찬바람에 옷깃을 세우게 되지만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이 모여 있는 생명의전화의 상담실의 온기는 겨울의 추위조차 비켜가게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44기(가을반) 박향란입니다.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계시는데 풋내기 신입이 먼저 저의 첫 상담이야기로 인사를 드립니다. 교육 초기부터 자살위기 상담을 접했을 때 잘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겁이 났었고, 견습 상담 때는 너무 떨어서 어리바리하게 대처하기도 했습니다. 

상담봉사 첫날 첫 전화벨이 울리는데... 떨리는 손에 전화기가 들려져 있었어요. “네. 생명의 전화입니다.” “나 죽어버릴 거야~ 이대로 옥상에서 뛰어내려 죽을 거야.” 격앙된 목소리로 울부짖는 전화였습니다. 주변에 큰 도로가 있는지 차 소리로 시끄러웠습니다. 교육 시간에 배운 내용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고... 문밖에 문 실장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구세주의 목소리였습니다. 한 손으로 수화기를 들고 “죽으면 안돼요!”라는 말을 반복하며 문을 두들겨 실장님 시선을 제게 돌리게 하고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20세 남성인데 가정폭력이 너무 무서워 유서를 남겨두고 죽으려고 나왔는데 이 전화 끊고 나면 옥상에 올라가 떨어져 죽을 거라고 했습니다. ADHD. 경계성 자폐. 강박증을 앓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나 같은 장애인은 쓰레기 보다 못해요. 살아갈 가치가 없어요. 어려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렸는데 엄마는 맨 날 지난 과거 이야기만 한다고 야단만 치고 나를 이해해 주지도 않아요.” 나는 절박한 심정으로 “내 얘기 잠깐만 들어 주세요. 이제 20살인데 이제 꽃이 피고 비록 상처가 있더라도 나중에 어떤 열매를 맺을지 모르는데 장애가 있다고 해서 벌써 포기하면 안돼요. 과일도 상처 있는 것이 더 맛있는데,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고. 당신은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고 귀하고 귀한 생명입니다.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절대로 죽으면 안돼요.~~” 소리쳤다. 상담할 때 천천히 상대가 알아듣도록 이야기하라는 교육은 어디 갔는지…….

계속 이야기를 끌어가는 중 주변이 조용해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디냐고 물으니 지나가는 버스에 깔려 죽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저랑 통화하면서 마음이 조금 진정되어 조용한 공원으로 왔다고 하더라고요. 조금 긴 상담을 마치고 절대 죽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그분은 ‘상담 잘해줘서 고맙다’고 저는 ‘살아줘서 고맙다’고 하고는 상담을 종료했습니다. 주변 분들께 이 이야기를 들려 드리니 대부분 ‘뿌듯하겠네.’ 하시는데, 저는 사실 며칠 동안 걱정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좋은 기억으로 남으려나요. 저는 상담실 의자에 앉으면 기도를 합니다. 

처음에는 ‘위기전화 제게 걸리지 않게 해주세요.’ 위기 전화 상담 후는 ‘어떤 전화라도 도움이 되는 상담이 되게 지혜를 주세요.’라고 기도합니다.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2021년 하반기 사회복지실습을 겸해 시민상담교실을 수료한 박향란 선생님은 

향기로운 사람으로 긍정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오랫동안 좋은 상담자로 생명의전화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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