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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생명사랑 상담원 소식지 표지글

작성일 20-04-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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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보다

가슴 따뜻해지는 기대




이강형38(사티어가족치료상담 전문가)


벚꽃 철이 이미 저물었다. 벚꽃축제를 여기저기 검색해보니 군항제도 취소되었다는 알림이 뜬다. 원래 축제엔 관심이 없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적인 바이러스 앞에 꼼짝 못하는 처지가 되니 그런 모든 것들이 궁금하고 그립다. 수년간 대화가 멈춰있던 고교동창들의 채팅창에도 안부를 묻는 수십여 개의 메시지들이 올라온다. 

젊은 시절 하고 싶었던 운동이 있었는데 마흔이 꺾이자 더는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운동을 시작했다는 친구 얘기를 시작으로, 사업으로, 주식으로 손해 본 이야기를 한 친구가 꺼내자 서로 자기가 손해 본 자산이 더 크다며 경쟁하듯 말한다. 자기 딸이 원해서 조기 유학을 보냈다는 친구의 말에 서로의 가정을 아는 사이라 걔는 그럴 줄 알았다며 다들 맞장구를 친다. 별말 오가지 않았지만 어릴 적 친구들과의 격의 없는 대화는 대화창을 내리고도 한참을 좋은 기분에 젖어 있게 한다.

무언가를 잊고 살았다고 많이들 얘기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만났던 모든 사람, 만졌던 모든 물건, 가봤던 모든 장소에 대해 문득 그것과 연관이 지어지는 순간들을 자주 마주한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곱씹고, 떠올려보고, 바쁜 일이 없다면 기꺼이 사색에 빠져들어 그 시간에 머문다.

그 중 어떤 경우는 마치 바둑기사가 자기에게 영향을 주었던 대국을 계속 복기해 보는 것과 같이 떠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다시 나를 보고, 상황을 보고, 상대를 보며 다시 배우는과정을 경험하는 것과 같은데, 나에게는 지난 신앙생활, 상담사례, 몸 담았던 일터 그리고 생명의전화가 그렇다.

내적, 외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생명의전화를 만나서 그런가 보다. 아니, 그 보다는 당시 내가 해야 할 상담의 정체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때 만난 곳이라 그럴 것이다. 그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상업화된 상담에 관한 것이었다. 이미 스승을 통해 문답을 주고받았었음에도 깊이 동의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생명의전화에서 만난 직원들 그리고 상담봉사원 선생님들을 보며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상세한 것을 여기에 다 풀어 설명할 수 없어 요약하자면, 어떤 상담이 옳다 그르다 하기 보다는 내가 어떤 여건에서 상담을 하게 되더라도 --상황을 존중하고 중심을 잃지 않으면 된다는 일종의 깨달음이 그것이다. 스스로 많이 부족한 상태로, 늘 끝없는 고민을 안고 일 했던 곳이라 얻은 것도 배운 것도 그만큼 풍성했다고 여기고 있다.

많이 부족한 내가 생명의전화 선생님들과 다시 공부할 기회를 가지게 된 일에 흥분되고 걱정도 되고 부끄러움도 올라온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다른 색깔의 사례연구회로 다함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편적인 슈퍼비전이 아닌 내담자를 위해 함께 성장하는 스터디그룹 정도가 어떨까. 괜찮은 것 같다.

생명의전화의 전화상담, 가벼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전화로 상담을 해내니까 더 대단한 일이다. 지금도 부스에 앉아 내담자를 기다리는 선생님들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선생님들을 만날 그 저녁시간, 교육실의 공기와 온도를 떠올려 본다. 그 생각만으로도 흐뭇하고 가슴 따뜻해진다.



이강형 선생님은 2015년 저희기관과 인연을 맺고 3년 가까이

자살예방교육과 강사파견사업을 담당하시다가 육아를 위해 사직하셨습니다.

온화하고 따뜻한 사티어상담전문가로서 매년 상담원역량강화교육의 강사로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올해는 상담사례연구의 슈퍼바이저를 맡아 사례연구의

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에 함께 동참해 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늘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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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소 이모저모 안내  

 코로나19 확산 방지 지침에 따라 225()부터 상담부스 운영을 일시중단 하였다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수차례 논의 후 323()부터 상담부스 운영 재개를 결정하였습니다. 상담원 선생님들의 걱정과 불안을 줄이기 위하여 오전, 오후 2차례 상담소 소독과 교대시마다 상담부스를 소독/청소하고 있고, 소독용 스프레이와 손소독제를 자유롭게 쓰실 수 있도록 비치하였습니다. 또한, 정부 지침에 따라 방문자 건강 모니터링을 통하여 방문 시 체온을 재고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는 등 상담원 선생님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담오실 때 꼭 마스크 착용을 해주시고 상담시작 전 체온체크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바뀐 방식으로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7시~9시)에 이강형(사티어가족상담전문가) 선생님을 슈퍼바이저로 하여 진행합니다.  4월 23일(목) PM7시 ~9시에 진행할 예정이오니, 참여하실 분들은 상담소 류효정(담당)에게 문자 혹은 상담소로 전화 주십시오. 사례연구를 위해서는 상담원 선생님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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